지난 6월 1일,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항하는 3박 4일 일정의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일본 가네자와를 목적지로 하는 짧은 코스로, Costa 선사의 Ceres(세레스)호를 이용했습니다. 작년 여름 동부지중해 크루즈에서 이용했던 동일한 선사였지만, 이번에는 좀 더 소형 선박으로 승객은 약 2,000명 규모였습니다.
크루즈에는 한국 승객과 일본 승객이 비슷한 비율로 탑승해 있었고, 한국에서 바로 출항하는 일정이다 보니 부산에서 기차로 이동하기도 매우 편리했습니다. 인천공항까지의 긴 이동이나 유럽행 비행기를 탈 필요 없이, 바로 부산항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 첫째 날: 크루즈 출항
6월 1일 일요일 오후 2시, 세레스호는 부산항을 떠나 일본 가네자와로 향했습니다. 바다 위에서의 하루는 크루즈 내부에서 보내는 '크캉스'였습니다. 선상 수영장, 뷔페 레스토랑, 공연장 등 여러 시설을 둘러보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 둘째 날: 일본 가네자와 당일치기 여행
6월 2일 오후 2시, 드디어 일본 가네자와 항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의 자유시간은 약 6~7시간 정도로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관광 루트를 간결하게 정리해 움직였습니다.
첫 번째 목적지는 가네자와역 앞. 이곳에서 인증샷을 찍은 뒤, 인근의 유명한 회전초밥집을 찾아 신선한 스시를 맛보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가네자와의 전통 거리가 잘 보존된 **히가시차야가이(東茶屋街)**로 향했습니다. 210엔의 버스비를 내고 약 20분 정도 이동한 이곳은 일본 근대 이전의 전통적인 가옥과 거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관광명소입니다.
히가시차야가이에서는 예전 게이샤 문화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고, 지금은 대부분의 가옥이 카페, 기념품 가게 등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일본에서 금박(금으로 만든 얇은 장식)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거리 곳곳에서 금박이 붙은 아이스크림, 금도자기 등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도 한 개에 1만 원 하는 금박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는데,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보기엔 정말 화려했습니다.
⛩️ 아쉬운 관광지들
시간 관계상 겐로쿠엔(兼六園) 정원, 21세기 미술관, 가네자와 성 등 주요 명소는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21세기 미술관은 월요일이 휴관일이어서 애초에 계획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가네자와 성곽과 겐로쿠엔 이정표를 버스 창밖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가네자와역으로 다시 돌아온 후에는 아들이 부탁한 파충류 가챠를 구매했고, 저녁은 가네자와역에서 도보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식당에서 튀김 안주와 생맥주, 일본 사케를 즐기며 마무리했습니다.
🚐 셋째 날과 넷째 날: 크루즈에서 보내는 휴식
저녁 8시, 마지막 셔틀버스를 타고 크루즈로 돌아왔습니다. 불빛으로 빛나는 세레스호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후에는 크루즈 안에서 휴식을 취하며 여행의 피로를 풀었습니다.
선상신문도 한글로 제공되었고, 모든 안내방송 역시 한국어로 진행돼 크루즈 여행이 처음인 사람에게도 전혀 어렵지 않은 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럽 크루즈처럼 낯선 문화와 언어를 체험할 수 있는 이국적인 느낌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 마무리 후기
이번이 저희 가족의 세 번째 크루즈 여행이었습니다. 이전에는 로마와 이스탄불에서 출발해 지중해를 돌아보는 코스로 대형 크루즈를 이용했던 만큼, 이번 세레스호의 규모나 시설, 서비스는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부산에서 출발해 일본을 가볍게 다녀오는 코스로는 크루즈 입문자에게 적합한 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더 긴 일정의 크루즈로, 좀 더 여유롭게 다양한 도시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기대를 가지며 이번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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